허난설헌 : 빈녀음나나님 ・ 2021. 1. 4. 18:30
빈녀음(貧女吟)
조선 선조(宣祖) 때 여류시인 허난설헌(許蘭雪軒)의 한시(漢詩). 섬세한 필치로 여인의 독특한 감상을 노래한 것이다. ‘빈녀(貧女)’란 '가난한 여인의 노래'라는 뜻이다. 허난설헌 시집 <난설헌집(蘭雪軒集)>(1608)에 수록되어 전한다. 가난한 여인의 안타까운 처지를 노래한 이 작품은 자신의 소망은 가슴속에 묻어둔 채 남의 옷을 짓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당시의 불평등한 사회 현실을 우회적으로 고발한 현실 비판적인 참여 시이다.
豈是乏容色 (인물도 남에 비해 그리 빠지지 않고)
工鍼復工織 (바느질 솜씨 길쌈 솜씨도 좋건만)
少少長寒門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자란 까닭에)
良媒不相識 (좋은 중매자리 나서지 않네.)
不帶寒餓色 (춥고 굶주려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盡日當窓織 (하루종일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唯有父母憐 (오직 내 부모님만 가엾다 생각할 뿐)
四隣何會識 (그 어떤 이웃이 이내 속을 알아주리오.)
夜久織未休 (밤이 깊어도 짜는 손 멈추지 않고)
戞戞鳴寒機 (짤깍짤깍 바디 소리 차가운 울림)
機中一匹練 (베틀에 짜여가는 이 한 필 비단)
綜作何誰衣 (필경 어느 색시의 옷이 되려나.)
手把金剪刀 (가위로 싹둑싹둑 옷 마르노라면)
夜寒十指直 (추운 밤에 열 손가락 곱네.)
爲人作嫁衣 (시집살이 갈 옷 지어주건만)
年年還獨宿 (이 내 몸은 해마다 혼자 살다니.)
<'빈녀음>은 4수로 이루어진 연작시이다. 이 시는 남을 위해 옷을 짓는 여인의 모습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즉, 자신은 가난 때문에 혼인도 못하는 처지이면서도 생계를 위해 밤이 깊어도 베를 짜는 것을 멈출 수 없고, 추운 밤에 손끝이 시려도 남이 시집갈 때 입을 옷을 바느질해야 하는 여인의 처지를 보여 줌으로써 불평등한 사회의 모습의 드러내고 있다. 1행과 2행에서는 겨울밤 바느질의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고, 3행과 4행에서는 남을 위해 밤을 새워 하는 바느질과 자신의 불우한 삶을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다. 특유의 섬세함 필치로 불우한 여인의 고달픈 삶을 애상적 시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작자 자신의 불우한 삶과도 통하는 시이다.
[출처] <후속 공부>허난설헌 : 빈녀음|작성자 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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