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카페 설헌서택, 2020. 7. 5.]
春雨 봄비
春雨暗西池 춘우 암서지
輕寒襲羅幕 경한 습나막
愁倚小屛風 수의 소병풍
墻頭杏花落 장두 행화락
봄비가 서지(西池)에
남몰래 찾아드니
한기(寒)가 가벼이
나막(羅幕)으로 스며드네
시름을
병풍으로 의지하는데
담장 위는
오얏꽃이 지고있네.
池(지) : 연못
襲(습) : 업습하다. 스며들다.
羅幕(나막) : 비단 장막
倚(의) : 의지하다. 기대다.
屛風(병풍) : 병풍
墻(담) : 담장
杏(행) : 살구나무. 자두. 오얏.
허난설헌은
천재라하 할 정도로
글 재주가
특출한 여인이었다.
8살에 상량문(上樑文)을 지어서
주위를 놀라게 했던 여인이었다.
그녀는
14살에 결혼했다.
결혼은
정신적인 굴레였다.
시어머니는
글 잘한 며느리가 마땅지 않았다.
남편도
그랬다.
자신보다 글을 잘하니
자격지심이 앞섰다.
시어머니는 냉소했고
남편은 밖으로 나돌았다.
남편이 벼슬을 못해
공부한답시고
글방에 나다녀
외박이 잦았다.
거기다가
기방을 드나든다는 소문이
난설헌 귀에까지 들려와
마음을 아프게 했다.
春雨暗西池
輕寒襲羅幕
愁倚小屛風
墻頭杏花落
윗 글에서
장막(羅幕)과 병풍(屛風)은
양반댁 며느리가
거주하는 규방(閨房)이다.
輕寒襲羅幕
난설헌의 방인
나막(羅幕)은 썰렁(寒)했다.
愁倚小屛風
남편이 있어야 자리는
뱡풍만 덩그렁하니 놓여있어
마음은
근심(愁) 그대로였다.
墻頭杏花落
규방에서
담장을 내다보니
살구꽃이
지고 있었다.
수심(愁心)에 쌓여
지낸 세월이었다.
계절의
변화도 몰랐다.
봄이 언제 욌던지
살구꾳이 지고 있는 것이다.
춘우(春雨)는
허난설헌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는 시이다.
마음이 언짢으면
보는 것 모두가 서글퍼 진다.
아래 시도
마찬가지이다.
강남곡(江南曲) 강남의 노래
人言江南樂 인언 강남락我見江南愁 아견 강남수
年年沙浦口 연연 사포구
腸斷望歸舟 단장 망귀주
「강남이 즐겁다」
사람들은 말하지만
「강남의 근심을」
나는 보았네.
해마다
포구의 모래 사장에서
「떠나 가는 배를」
애끊게 바라보았네.
그렇다.
누가 뭐라 하든
아무리 좋은 것도
근심 속에서는
서글퍼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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