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11.20 03:00
열 폭 화면에 노송(老松) 한 그루가 꽉 차 있다. 눈 덮인 산속에 홀로 우뚝 선 자태는 고고하고, 구불거리는 가지와 둥치의 껍질은 힘이 넘친다. 조선 후기 서화가 소치 허련(1808~1893)이 만년에 그린 대형 병풍 그림 '노송도(老松圖·사진)'가 최초로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에서 열리는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3-안복(眼福)을 나누다'전(展)에서
개성 출신 실업가 손세기와 그의 장남 손창근씨가 지난해 11월 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 202건 304점을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기획전의 세 번째 전시. 19세기에 활동한 서화가들의 작품 16점이 나왔다. 특히 '호남 화단의 실질적 종조(宗祖)'라 평가받는 허련의 노송도가 눈길을 끈다. 19세
기 중반엔 연이은 화폭에 그리는 매화 병풍이 유행했는데, 허련은 같은 형식을 빌려 매화 대신 소나무를 그렸다. 스승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전남 진도에 운림산방을 지어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정학교가 유려한 서체로 쓴 '행초 10폭 병풍', 민영익이 그린 '묵란도', 장승업의 '술에 취한 이백'과 '화조영모화' 등을 볼 수 있다. 내년 3월 15일까지.
정학교가 유려한 서체로 쓴 '행초 10폭 병풍', 민영익이 그린 '묵란도', 장승업의 '술에 취한 이백'과 '화조영모화' 등을 볼 수 있다. 내년 3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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