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화가 지촌 허룡
지촌(芝村) 허룡 화백(91)은 전통 한국미술 연구에 평생을 매진해온 서화가다.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했던 한학자 허후득 선생의 장남으로 초기 서예가로 입문한 이후 문인화와 산수화를 섭렵하면서 한국 서화장르의 일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서체와 회화양식의 독창성은 경지에 이르렀다는 게 평단의 일치된 인식이다.
1960∼1970년대에는 외래문화가 물밀듯 밀려왔다. 이 시기 한국 화단에선 모더니즘과 권위예술 등 추상표현주의 운동이 뜨겁게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상대적으로 전통 동양화는 진부한 것으로 매도되는 상황에서 지촌 허룡 선생은 한국 서예와 전통 동양화의 맥을 잇는 시대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지촌 선생의 ‘전통동양화보’와 ‘지촌허룡서화집’은 이론과 실제가 담긴 동양화 공부의 길잡이로 꼽힌다. 붓글씨로 시작해 사군자, 문인화, 화조화, 동물화, 초충도, 문인산수화에 이르기까지 한국화의 영역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선생은 91세의 고령임에도 거침없는 필력과 농담의 기맥으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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